재혼을 하면서 남편의 아이를 제 아이처럼 입양해 키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그 아이를 친자식처럼 아끼며 살아오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배우자와 이혼하게 되면 마음이 참 복잡해집니다.
“나는 이제 그 아이와 법적으로 어떤 관계일까?”, “파양이 가능할까?”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오늘은 그 부분을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양이란 무엇일까
먼저 ‘파양’이라는 개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파양은 쉽게 말해, 입양으로 맺어진 부모·자식 관계를 법적으로 끝내는 절차입니다. 입양이 ‘새로운 친자관계를 만드는 것’이라면, 파양은 그 관계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양부모와 양자의 관계는 한쪽이 사망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반드시 파양 절차를 거쳐야 법적으로 정리됩니다.
이혼하면 혼자서 파양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우리 판례는 원칙적으로, 양부모가 부부인 경우에는 입양도 공동으로 했으니 파양도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 양부모 중 한 사람이 사망한 경우
- 부부가 이혼한 경우
이럴 때는 일방이 단독으로 파양할 수 있습니다.
즉, 재혼한 배우자와 이혼했다면, 그 배우자와 함께 동의하지 않더라도 단독으로 파양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이혼 이후 전 배우자와 협의가 어려운 상황도 많기 때문입니다. 법은 그런 현실을 고려해 길을 열어두고 있는 셈입니다.
파양은 어떻게 효력이 생길까?
파양은 단순히 “이제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파양 신고를 해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즉, 신고가 접수되어야 법적으로 친자관계가 종료됩니다. 신고 전까지는 여전히 법적인 부모·자식 관계가 유지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부분을 놓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혼만 하면 자동으로 정리된다고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파양을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파양이 되면, 입양으로 생겼던 법적 관계는 모두 종료됩니다.
예를 들면,
- 친권 관계
- 부양 의무
- 상속 관계
이 모두가 사라집니다.
즉, 법적으로는 더 이상 부모와 자녀가 아닌 상태가 됩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법적인 관계와 감정적인 관계는 반드시 같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혼 후에도 아이와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 하시고, 또 어떤 분들은 서로 상처가 커서 완전히 정리하고 싶어 하시기도 합니다.
법은 선택지를 제공할 뿐입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각자의 상황과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재혼한 배우자의 아이를 입양했다가 이혼한 경우,
이혼 후에는 일방이 단독으로 협의 파양을 할 수 있고,
파양 신고를 하면 그때부터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파양이 되면 친권·부양·상속 등 입양으로 생긴 법률관계는 모두 종료됩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정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할 때 항상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먼저 확인한 뒤,
“나는 어떤 관계를 남기고 싶은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시라고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확히 알고 선택하면 훨씬 덜 흔들립니다.
혹시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차분히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은 생각보다 명확하게 길을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