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허위 게시글 명예훼손 성립 요건과 고소 방법

블로그에 올라온 글 하나 때문에 인생이 흔들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데요.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A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라는 말을 제가 했다고 누군가 공개적으로 써버린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오늘은 바로 그런 사건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결국 피고인은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에서는 무죄였지만, 2심에서 판단이 뒤집힌 사건이었죠.

 

 

사건의 흐름, 왜 결과가 바뀌었을까

피고인은 피해자가 위와 같은 말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허위일 수는 있지만, 비방할 목적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멈춥니다.

“거짓말을 썼는데 왜 무죄지?”라고요.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 피고인이 글을 쓸 당시,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 공공의 이익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피해자를 깎아내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고 보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결국 벌금 1천만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거짓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비방의 목적’이 있었느냐가 핵심 쟁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명예훼손에서 말하는 ‘사실’이란 무엇일까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 의견을 쓴 건데요?”
“그냥 내 생각을 표현한 건데요?”

법에서는 ‘의견’과 ‘사실’을 구별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명예훼손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증거로 입증 가능한 과거 또는 현재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말합니다.

단순한 감정이나 평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이런 행동을 했다”처럼 확인 가능한 내용이어야 합니다.

게다가 꼭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돌려 말해도, 전체 맥락상 특정 사실을 암시하고 있고 그로 인해 사회적 평가가 떨어질 수 있다면 ‘사실의 적시’로 인정됩니다.

온라인에서는 특히 이 부분이 문제 됩니다.
애매하게 흘리듯이 써도, 읽는 사람은 충분히 단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방의 목적’은 어떻게 판단할까

사이버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구성요건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1.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하고
  2.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3. 공연히
  4. 사실(허위 포함)을 적시하여
  5. 타인의 명예를 훼손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비방할 목적’입니다.

 

중요한 점은, 허위라고 해서 자동으로 비방 목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봅니다.

  • 글의 내용과 표현 방식
  • 공개된 범위
  • 피해자가 공인인지 사인인지
  •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안인지
  • 표현으로 인해 훼손되는 명예의 정도

만약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문제 제기라면, 설령 다소 거친 표현이 있더라도 비방 목적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이나 보복심에서 비롯된 게시글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공공의 이익과는 거리가 멀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명예훼손을 당했다면, 어떻게 고소할까

이제 현실적인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저 사람이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냈어요. 처벌해 주세요.”

이 정도로는 수사가 시작되기 어렵습니다. 법은 감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을 요구합니다.

고소장 기본 구조

고소장에는 다음이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1. 당사자 인적사항
  2. 고소 취지 (예: 정보통신망법 위반, 형법상 명예훼손 등)
  3. 범죄 사실
  4. 고소 이유

가장 중요한 부분: ‘범죄 사실’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 언제
  • 어디에
  • 어떤 표현을
  • 어떤 방식으로 게시했는지
  •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2025년 3월 5일경 네이버 블로그 ○○게시판에 ‘A가 돈을 받았다’는 글을 게시하였다.”
  • “위 글은 허위이며, 고소인은 그러한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 “해당 글은 다수인이 열람 가능한 상태로 게시되어 고소인의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저하시켰다.”

이처럼 구성요건에 맞춰 정리해 주어야 합니다.

증거는 최대한 확보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는

  • 대화 녹음 파일
  • 피고인이 보낸 편지

를 제출했습니다.

 

명예훼손 사건은 말싸움처럼 보이지만, 결국 증거 싸움입니다.
캡처 화면, URL, 녹취, 문자 메시지 등 가능한 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소 이유는 간결하게

범행 경위와 왜 고소하게 되었는지 정리합니다.
감정적으로 길게 쓰기보다는, 사실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온라인 공간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습니다.
“그냥 한번 써봤다”는 말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억울하게 명예가 훼손되었을 때도 방법은 있습니다.
차분히 사실을 정리하고, 증거를 확보하고, 요건에 맞게 고소장을 작성하면 됩니다.

명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법은 그것을 분명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서 법의 틀 안에서 대응해 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길은 분명히 열려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