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든, 글이든, 음악이든 한 번 공유되기 시작하면 어디까지 흘러갔는지 따라가기도 어렵죠.
이런 질문을 꽤나 많습니다.
“제 저작물이 카페나 블로그에 무단으로 올라갔어요. 그걸 올린 사람 말고, 포털사이트 운영자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건이 충족되면 가능하지만, 아무 경우에나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A씨는 직접 제작한 요리 강의 영상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인터넷 카페에 자신의 영상이 통째로 업로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A씨는 해당 포털사이트 운영자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 “제 영상이 무단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 “카페 이름은 ○○이고, 검색창에 ‘초보 요리 강의’라고 치면 나옵니다.”
이렇게만 적어서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운영자는 답장을 보냅니다.
- “정확한 게시물 URL이나 게시글 제목을 알려 달라.”
- “어떤 게시물이 침해 게시물인지 특정해 달라.”
하지만 A씨는 구체적인 주소를 보내지 않았고, 단순히 “카페 전체를 정리해 달라”는 요청만 반복했습니다.
이 경우, 운영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법원이 본 핵심 기준
이 문제는 대법원 판결에서 정리된 바 있습니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포털 운영자)가 책임을 지려면, 크게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할 것
- 피해자가 구체적·개별적으로 삭제 요청을 했을 것
(또는 운영자가 침해 사실을 명확히 인식했을 것) - 기술적·경제적으로 해당 게시물을 통제할 수 있을 것
이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운영자가 ‘가만히 있어서 방조했다’는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검색하면 나온다”는 부족합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보았습니다.
검색 기능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해서,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운영자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 포털에는 하루에도 수십만, 수백만 건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 운영자가 모든 게시물을 선제적으로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어떤 게시물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해 주어야
운영자에게 삭제 의무가 발생한다고 본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입니다
“카페 이름은 ○○이고, 검색하면 나와요.”
이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 정확한 게시물 URL
- 게시글 제목
- 게시판 위치
- 가능하면 캡처 화면
이처럼 개별 게시물을 명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운영자가 “어떤 게시물이 문제인지” 인식할 수 있고,
그때부터 삭제 의무나 차단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언제 책임을 질까?
반대로 이런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피해자가 정확한 URL을 여러 차례 보냈는데도
- 운영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삭제를 미루거나 방치했다면
그때는 부작위에 의한 방조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운영자가 침해 사실을 명확히 알면서도 조치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현실적인 조언
저작권 침해를 발견했다면 감정적으로 “다 지워 달라”고 하기보다,
- 침해 게시물의 URL을 정확히 확보하고
- 캡처 화면을 저장하고
- 게시 일시와 작성자를 정리한 뒤
- 공식적인 삭제 요청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절차를 정확히 밟아야 나중에 책임을 물을 때도 유리합니다.
정리해보면,
인터넷 게시공간에 저작권 침해 게시물이 올라왔다고 해서
운영자에게 곧바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게시물을 특정해 삭제를 요구했는지,
그리고 운영자가 이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가 핵심입니다.
온라인 공간은 넓지만, 법은 비교적 분명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저작권자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차분히 자료를 정리해 요청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방법입니다.